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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캠페인

‘지브리’라는 이름이 곧 스타일이 되기까지

by noddy 2025. 3. 31.

AI가 재현한 건 그림이 아니라 감성이다

요즘 SNS 피드에서 “AI로 만든 지브리 스타일 사진”을 한 번쯤 봤을 거예요. 인물 사진 몇 장만 올려도 마치 하울이나 토토로가 등장할 것 같은 배경과 인물이 그려진 이미지가 완성되죠. 따뜻한 색감, 몽글몽글한 선, 나지막한 빛, 그리고 어딘가 외로운 듯한 인물들. 이걸 본 사람들은 말합니다. “와, 지브리 느낌 제대로다.”

놀라운 건 이 말이 설명 없이도 모두에게 통한다는 거예요. “지브리 스타일”은 이제 하나의 그림체를 넘어서, 어떤 분위기와 감성, 심지어 스토리의 기조까지 암묵적으로 공유하는 언어가 되었어요.

즉, ‘지브리’는 애니메이션 제작사의 이름을 넘어서, 그 자체로 하나의 장르가 되었어요.

OPEN AI 샘알트만도 GPT-4o를 사용, 본인의 SNS 프로필 사진을 지브리 스타일로 만들었다.

지브리다움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스튜디오 지브리는 1985년, 미야자키 하야오와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이 설립했어요. 이후 이웃집 토토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모노노케 히메 같은 작품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명성을 쌓았죠. 그런데, 이들은 단순히 ‘예쁜 그림을 그리는 스튜디오’로 기억되지 않았어요. 그 이상이 있었죠.

이 스튜디오에서 서사와 감정, 미학이 탄생한다.

  • 서사의 힘: 단순히 선과 악의 구도가 아닌, 인간 내면의 모순과 성장 과정을 담았고요,
  • 감정의 여운: 명확한 결말보다는 잔잔한 여운을 남기며 감정의 파동을 유도했어요.
  • 일관된 미학: 자연을 존중하고, 여성 서사를 중심으로 이야기하면서도, 정치적 메시지도 놓치지 않았죠.

지브리는 이렇게 작품마다 하나의 ‘세계관’을 구축했고, 그 안에서 반복되는 감성과 철학은 곧 ‘지브리다움’이라는 강력한 브랜드 자산이 되었습니다.

브랜드란 결국 반복되는 경험의 축적이니까요.

AI 시대, 더 빛나는 브랜딩의 본질

AI가 이미지를 생성해주는 시대에도 지브리는 여전히 강력해요. Midjourney, DALL·E, GPT 기반의 이미지 생성 툴에서 ‘지브리 스타일’은 가장 인기 있는 프롬프트 중 하나예요.
그 이유는 뭘까요?

그건 지브리가 단지 ‘비주얼’이 아니라 ‘느낌’을 가진 브랜드이기 때문이에요. AI가 스타일을 학습하는 데 있어서 ‘지브리’는 일관된 미학과 감성이라는 교본을 제공하는 셈이죠.

결국 디지털 기술이 발전할수록, 진짜 차별화는 ‘형태’보다 ‘감성’에서 시작된다는 걸 보여줘요. 그리고 지브리는 그걸 가장 잘 보여주는 브랜드예요.

'폭삭속았수다' 장면을 지브리 스타일로 그린 장면. 장면을 모사했지만, 지브리의 감성이 느껴진다. 이것이 '지브리' 라는 브랜드가 가진 힘이 아닐까. [출처 인스타그림 Ai국밥님]

💬 [캠페인 사례] UNIQLO x 지브리 콜라보

2023년 유니클로는 지브리와 협업해 ‘스튜디오 지브리 UT 컬렉션’을 선보였어요. 단순히 캐릭터를 프린트한 티셔츠가 아니라, 각 작품의 감성이 드러나는 콜라보 제품과 지브리 세계관을 보여주는 이벤트 존을 운영했어요.  

지브리의 여러 작품들의 스팟을 돌아다니면서 스탬프를 찍는 스탬프투어를 통해서 지브리의 감성을 흠뻑 느낄 수 있었죠!

  • 지브리의 감성을 차용하되, 상업적으로 과하지 않게 풀어낸 점
  • 팬들에게 단순 굿즈가 아닌 ‘정체성의 일부’를 제공한 점
    이 두 가지가 브랜딩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죠.

https://www.youtube.com/watch?v=iBffYCnRFYQ

 

💡 [마케팅 시사점]  브랜드는 결국 ‘느낌’이다

지브리에서 우리가 배워야 할 건 단순한 콘텐츠 제작 방식이 아니에요.
"무엇이 브랜드의 일관된 감성을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깊은 통찰이에요.

  • 일관된 가치관이 감성을 만든다
    지브리는 자연, 인간, 여성 서사, 성장이라는 키워드를 포기하지 않았어요. 이 일관성이 ‘지브리다움’을 만들었고요.
  • 감성은 쉽게 재현되지 않는다
    아무리 AI가 그림체를 따라해도, 지브리의 본질은 ‘이야기와 감정의 구조’에 있어요.
    이처럼 브랜드는 기술이 아닌 ‘철학’에서 출발해야 해요.
  • 스타일은 이름에서 완성된다
    요즘 브랜드들도 ‘우리만의 무드’를 만들고 싶어 하잖아요? 그럴 땐 먼저 이렇게 물어야 해요.
    “우리는 어떤 이야기를 반복하고 있지?”
    그 이야기가 브랜드의 스타일이 되는 거예요.

🔖 마무리하며

지브리는 손으로 그린 장면들보다, 그 안에 담긴 조용한 감정으로 기억돼요. AI가 어떤 이미지를 만들어도, 우리가 ‘지브리 같다’고 느끼는 건 결국 그 속에 흐르는 세계관과 감정 때문이죠.

지금 이 순간, 브랜드를 만들고 있는 당신에게 묻고 싶어요.
“당신의 브랜드는 어떤 감정을 반복하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