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모든 날이 흉흉할거야. 나는 너의 아주 오래된 소문이 될 거거든."
"우리 같이 천천히 말라죽어보자, 연진아. 나 지금 되게 신나"
"어떤 증오는 그리움을 닮아서 멈출수가 없거든."
1. 그 말이 박힌 건, 감정 때문이 아니었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문동은이 내뱉은 이 말들은
단순한 대사를 넘어 사람들 마음속에 오래 남았습니다.
누군가는 “소름 돋았다”고 말했고,
누군가는 “이유 없이 눈물이 났다”고도 했죠.
이건 단순히 대사가 잘 써졌거나,
배우의 연기가 훌륭해서 생긴 반응은 아닙니다.
우리는 그 말이 나오기도 전에,
이미 공감할 준비를 하고 있었던 거예요.
2. 감정은 흐름 안에서 만들어지는 것
좋은 대사는 갑자기 튀어나오지 않습니다.
그 말이 왜 지금, 이 타이밍에 나왔는지
이해되는 구조 안에 있을 때, 비로소 공감이 생깁니다.
- 말보다 긴 침묵
- 시선의 회피
- 표정 없는 얼굴
- 자극 없는 색감
- 인물 간 거리와 공백
-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태도
이 모든 요소들이 말하지 않아도 말하고 있었기 때문에
한 줄의 말이 나왔을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공감했던 거예요.
그건 설계된 감정이고, 공감의 흐름이 완성된 순간이었습니다.
3. 브랜드의 말도, 그렇게 나와야 합니다
슬로건 하나
카피 한 줄
브랜드 소개 몇 문장
그 말들이 얼마나 사람들에게 와닿는지는
말 자체보다 그 말을 준비해온 흐름에 달려 있습니다.
- 브랜드의 표정이 무엇인지
- 어떤 감정을 감추고 있었는지
- 어떤 맥락에서 지금 이 말을 하는 건지
- 그동안 어떤 말투와 거리감을 유지해왔는지
이 모든 것들이 공감의 전제 조건이에요.
문장 하나로 사람 마음을 얻는 일은 없습니다.
공감은, 반드시 과정으로 쌓이는 구조 속에서 일어납니다.
4. 공감은 설계된다
우리는 종종 이렇게 생각하죠.
- “이 말이면 고객이 감동하겠지.”
- “좀 더 자극적이게 가면 와닿을 거야.”
- “핵심만 전달하면 되지 않을까?”
하지만 브랜드가 공감을 얻는 건
그 말이 얼마나 ‘센가’가 아니라,
얼마나 ‘자연스럽게 나왔는가’에 달려 있어요.
말이 강해서가 아니라
말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는 흐름에 사람들은 공감합니다.
5. 공감의 타이밍을 설계하라
브랜드의 언어는 전략이자, 감정이자, 리듬입니다.
기획자들은 브랜드가
하고 싶은 말을 지금 하지 않도록 도와주기도 하고,
말하지 않아도 말이 되게 만드는 구조를 짜기도 합니다.
그건 단순히 카피라이팅의 영역이 아니라,
공감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를 아는 기획자의 일입니다.
그리고 그 흐름 안에서
브랜드는 자기답게 말하고,
사람은 자연스럽게 "맞아, 나도 그렇게 느꼈어."라고 말하게 되죠.
공감은 감정이 아니다.
나올 수밖에 없었던 흐름 위에서만 가능해지는 감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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